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수변도시 정책현장 시찰을 위해 찾은 아일랜드 더블린시 도크랜드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를 첨단산업 분야의 기업이 모이는 글로벌 미래업무지구(글로벌 퓨처 콤플렉스(GFC))로 탈바꿈하는 사업에 재시동이 걸렸다. 개발 모델은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그랜드 캐널독 지구(Grand Canal Dock)’를 꼽았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그랜드 캐널독 지구’를 방문해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등 성수동 일대를 서울의 한강변에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 10년간 변화한 도시환경 등을 고려해 성수동 일대를 더블린 그랜드 캐널독 지구와 같이 미국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미래산업의 신성장 거점으로 만든다는 게 오 시장의 청사진이다.
오 시장이 개발 모델로 꼽은 그랜드 캐널독 지구는 더블린 도크랜드(항만 지역)의 가스시설 부지 재개발을 통해 조성한 업무ㆍ주거ㆍ상업ㆍ문화 복합단지다. 구글과 애플, 메타 등 글로벌 IT 기업의 유럽 본사가 몰리면서 ‘실리콘 독’으로도 불린다. 이 곳은 수변을 따라 조성된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과 문화시설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오 시장은 현장에서 극장 커튼을 형상화한 외관의 도크랜드 극장과 곡선 형태의 유리 벽이 돋보이는 도크랜드 컨벤션 센터를 찾아 독특한 디자인의 건축물과 주변 공원 등이 조화를 이루게 한 더블린의 수변 도시 정책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이를 통해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에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춘 신개념 스마트오피스이자 국제 인증을 받은 친환경 건축물(LEED 플래티넘)을 조성한다.
오 시장은 “이곳과 비슷한 삼표 레미콘 부지에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이곳에 와서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이 얼마나 활발하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일구는지 볼 수 있었다”며 “그런 콘셉트를 그대로 한국에 가져가 성수전략정비구역과 연계해 서울숲과 잘 어우러진 성수동 일대를 젊은이들이 활발하게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고 전 세계 최첨단 기업이 몰려들 수 있는, 일과 주거와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성수동 일대를 신산업 성장 거점이자 도시ㆍ자연ㆍ첨단산업ㆍ문화가 어우러진 수변복합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재정은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의 용도지역을 1종일반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완화해주는 대가로 받게 될 공공기여금 6000억원을 활용한다.
여기에 서울 숲 일대에 한강 노을을 즐길 수 있는 수변 랜드마크 타워 건립도 추진한다. 서울숲 내 활용도가 낮은 부지를 활용해 전시, 문화 체험, 컨벤션, 콘퍼런스 등을 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숲 랜드마크는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사전협상을 거쳐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건축물 높이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숲 인근에 있는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성수동1가 683번지)는 지난해 공장을 철거했다. 새롭게 마련된 개발부지는 약 2만3000㎡에 달한다. 다만 철거 이전부터 논의된 활용 방안을 놓고 부지 소유주인 삼표산업과 서울시 간 의견차와 각종 규제 등으로 개발 사업에는 속도가 붙지 못했다.
오 시장이 재임했던 지난 2009년에는 현대자동차가 해당 부지에 110층 규모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성도 추진했지만, 고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한강변 높이 규제 등이 만들어지면서 GBC 건립은 무산됐다.
자료 : 서울시 제공 |
한형용기자 je8da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