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 타결이 급물살을 탄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다.
가자전쟁 휴전 협상은 전쟁 발발 후 지난 약 1년 3개월간 공전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두 명의 관리를 인용해 "이 한 번의 회담이 협상 돌파구를 만들었고, 네타냐후를 움직이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집권 1기 때부터 사이가 가까웠으며 트럼프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뒤 가장 먼저 통화한 해외 정상이었다. 반면 네타냐후는 바이든 대통령과는 휴전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표출해왔다.
이번에 양측이 합의한 협상안은 지난해 5월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을 골자로 한다. 그간 이스라엘, 하마스 양측과 미국·카타르·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이 안을 바탕으로 협상을 벌여왔지만, 양측은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여부와 석방 대상 등을 놓고 대립해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위트코프는 트럼프 취임식 전에 휴전 협상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임무를 띠고 카타르 도하를 찾기도 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휴전 협상이 이만큼 진전된 건 '트럼프 효과'"라며 "트럼프는 공로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압박에 양측이 한 발씩 물러나 협상 타결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현지 언론도 트럼프의 당선이 휴전 협상 타결의 물꼬를 텄다고 인정했다. WSJ은 “바이든이 수개월간 협상에 시간을 보냈지만, 트럼프가 협상의 한계를 넘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의 대선 승리와 트럼프 차기 행정부 구성원이 협상에 참여한 게 상황을 진전시켰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휴전 타결에 대해 앞다퉈 자신의 공로를 강조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서 "이 휴전 합의는 오직 우리의 역사적인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로 가능했다"고 했다. 반면 바이든은 "나의 외교는 이 일을 성사하기 위해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언론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협력이 이번 협상을 이끌어냈다"는 평도 나왔다. 위트코프는 도하에서 바이든의 중동 고문인 브렛 매커그와 머리를 맞댔다.
CNN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이해관계가 드물게도 맞아떨어져 가능했다"고 짚었다. 가자 전쟁 등으로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던 바이든에게도 퇴임 전 업적이 필요했고, 트럼프 역시 취임 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고, 관세와 이민 문제 등 자신의 선거 공약 이행에 집중하길 원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에서 중동 문제 고위 관리를 역임한 데니스 로스는 WSJ에 "트럼프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바이든 팀은 기본적으로 거래를 성사하는 데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기습 공격을 당한 후 대규모 보복에 나선 끝에 하마스 지도부가 사실상 궤멸한 상황도 협상 타결에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휴전이 순조롭게 준수되면 양측은 종전을 목표로 하는 2·3단계 휴전 세부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스라엘군의 구체적인 가자 철수 시점과 가자 재건 계획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협상 준수의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