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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_없는_아트워크 8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까.

아마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미션 해야지”하고 처음 키보드에 손을 올리자마자 든 생각일 것이다. 그 이후의 생각은 알 수 없지만 나는 어느 정도로 속을 드러내야 할지를 고민했다. 안에만 감춰두면 결국 도망치는 꼴이 될까봐 깊은 얘기를 꺼내 도전해 보기로 결정했다.

나는 항상 완벽하길 원했다. 공부도 그림도 내가 원하는 것 모두 다 내가 노력하면 완벽해질 줄 알았다. 적어도 몇 년 전까지는 이 생각대로 모든 것이 잘 됐다. 그렇게 완벽에 가깝게 성취하고 듣는 칭찬이 내 삶의 유일한 행복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이 많아졌다. 세상이 넓어졌다. 세상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 또한 커졌다. 그럴수록 완벽의 기준이 높아졌다. 더 이상 같은 노력으로는 완벽해질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칭찬이 없다면 아무것도 못 했다. 행복하지도 못했다.

해오던 일도 완벽하게 하려니 잘 안됐다. 우하향으로 곤두박질치는 성과가 나의 완벽도를 의미하는 것 같았다. 이런 꼴사나운 내 치부를 보이고 싶지 않아 사람들을 피해 숨어 살았다. 그렇게 홀로 긴 시간을 보내다 ‘내가 언제까지 이런 외로운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면의 힘듦보단 외로움이 너무 커져 있었다. 그냥 사람이 그리웠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게 된 자기 개발 영상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도전해 성취해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그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는 걸 텐데, 어디가 좋을까. 오랫동안 지워져 있던 학교 커뮤니티 앱을 깔았다. 켜자마자 바로 보이는 모 동아리 모집 공고. 해오던 일과도 관련 있고 사람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에 바로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다.

얼마 후 면접을 보러 오란다. ‘이렇게나 빨리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완벽하지 못한 나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부담감 탓에 긴장감은 커져만 갔다. 그뿐만 아니라, 완벽하지 못한 나를 보여줘야만 한다는 떨림은 더 컸다.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었다. 살면서 면접은 알바 면접뿐이었기에 동아리 면접에선 뭘 물어보는지 몰라 자기소개 정도만 준비해 갔다. 온라인 면접 링크를 열었다.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바라봐줄 3명의 얼굴이 보인다. 실제로 마주한 것도 아닌데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예상대로 첫 질문은 자기소개였다. 외워둔 스크립트를 줄줄 쏟아냈다. 절망스럽게도 그 이후의 질문에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얼마나 하찮아 보였을까. 동아리를 이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로 생각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모든 것을 미리 대비해 둘 걸.

그렇게 또 며칠을 시름시름 살다가 문자 알림 소리가 들렸다. 불합격자도 문자를 준다고 했던 것 같은데 하며 핸드폰을 쥐었다. 눈에 바로 꽂히는 합격 단어에 쭐쭐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완벽하지 못한 날 미워했지만, 완벽하지 못한 나여도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밖으로 손을 뻗을 용기조차 없었더라면 지금이 없었겠구나 싶었다. 아무도 나를 ‘잘했다’고 칭찬해 주지 않았지만 행복했다. 미숙한 나의 첫 번째 도전이 성공한 날이었다.

그 안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새로운 사람을 마주하고 그들에 대해 알아가는 게 즐거운 날들이었다. 힘들었던 과거가 아예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아 아마 죽을 때 까지 안고 갈 것 같다. 시간을 나눠주고 지식을 베풀어준 사람들에게 보은하기 위해 글을 쓰는 취미가 생기기도 했다.

나중에 운영진이 되어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나는 지원서와 면접 점수를 합해 전체 2등이었다. 하지만 그 옆에 쓰여 있는 "생각하던 바로 그 인재. 바로 데려옵시다", "제일 인상깊었던 지원자" 라는 코멘트가 굉장히 충격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에게 비춰진 내 모습은 많이 달랐다.

이 안에서 수십 번의 도전을 하며 실패도 하고 성공도 했다. 많이 떨리는 도전도 있었고 그 정도는 아닌 도전도 있었다. 그래도 일단 주어지는 도전들을 모두 소화해 내려고 노력했다. 시도조차 안 하면 나아지는 게 없다는 생각이 이전의 경험으로 인해 머리에 강하게 박혀있었다. 그리고 나를 사랑 해주고 선택해 줬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두려워하며 멈춰있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살며 우테코에도 도전하게 됐다. 첫 도전은 실패였지만 두 번째는 성공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요즘은 개발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도록 마음을 더 강화하고 싶다. 그래야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건 우테코에서 얻어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여기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도 그러고 있다.

나름대로 매일 하나씩 작은 도전을 설정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완벽하지 못한 나를 매일 직면한다. 그러며 매일 둔해진다. 한 달 좀 넘은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많이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 여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가치관 또한 모두 다르다. 그들을 보며 완벽보단 개성을 추구하고 싶어진다. 실제로도 그냥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공부하고 생활하게 됐다. 시간을 허비한다고 치부했던 모르는걸 지나치게 파고드는 습관이 여기선 괜찮을 것 같아 안심이 됐다. 초조함이 없어졌다. 주변의 크루들과 코치님들 덕에 가능했다. 점점 고마운 사람이 늘어간다.

매일 인사를 건네주는 사람들. 능청스레 주고받는 농담들. 아마 수많은 실패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삶을 이렇게까진 감사하지 못했을 것 같다. 용기 내서 이뤄낸 결과가 계속 나에게 용기를 준다.

덕분에 요샌 ‘도전 실패하면 뭐.. 안타까운 거고, 완벽하지 못하면.. 뭐 아쉽게 된 거고.. ‘ 식으로 생각하게 됐다. 사람이 좀 흐리멍덩해지는 기분도 드는데 괜찮.. 을까? 뭐 일단 고 해보자. 제목_없는_아트워크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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